마음이 술렁거리는 밤이었다 수수깡이 울고 있었다 문득, 몹쓸 짓처럼 사람이 그리워졌다 모가지 길게 빼고 설레발로 산을 내려간다 도처에 깔린 달빛 망사를 피해 오감만으로 지뢰밭 지난다 내 몸이지만 내 몸이 아닌 네 개의 발이여 방심하지 마라 눈앞에 있는 올가미가 눈 밖에 있는 올가미를 깨운다 먼 하늘 위에서 숨통을 조여 오는 그믐달 눈꼴 언제나 몸에 달고 살던 위험이여 누군가 분명 지척에 있다 문득 몹쓸 짓처럼 한 사람이 그리워졌다 수수깡이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