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聖者 - 손창기연등 속에 달팽이 한 마리 붙어 있다제 몸피대로 커온 낡은 집을 끌고어떻게 왔을까 사월 초파일 입적入寂하려고별, 이슬과 함께 연등 속으로 들어왔던 거다고승처럼 수염대신 마지막 남은 뿔 세우고붙여진 이름들을 향해 복 빌어주던 마음온 몸을 궁글리면서 층계층계소망의 곬을 만들고 있다몸을 한 번씩 비비꼴 때마다비 막아주던 벽들도촉촉한 바람이 지나가던 출입구도둥근 원이 되어, 점점이 번져가는 연등들이제, 두 귀만 열어두고 바람소리 들으면서온 몸을 집안으로 들여 놓는다보시布施할 때가 되었는지순간, 스르륵 힘이 풀리더니툭, 땅으로 공양을 드린다껍질만 남기고 알맹이는 가져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