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묵어가야 하는 여기 포도처럼 올록볼록 방을 담아 송이송이 포도열매가 되는 밤 하루만큼 지쳐서 피곤이 여름 습기가 자욱이 몰려올 때 우리는 호텔에서 잠이 들려한다 하늘이 짙푸르게 물들어갈 때 사람들이 집을 못내 그리워할 때 고향이 그리워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볼 때 호텔로 난 길에 불이 들어 온다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 이쯤일까 고즈넉한 해변에 한 송이 포도호텔 해변에서 먹물 빛 포도가 하늘을 담고 푸르게 수채를 한 정원이 안개를 뿜으며 밤을 기다린다 전면유리 넘어 정원은 평화로운 바람이 살짝 불고 머리를 흩뜨려 고개를 저어도 물결은 잔잔해 마음은 잔잔해 한송이 포도호텔이 있어 오늘은 편히 잠이 들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