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에서 - 임정수
여름은
잔인하게 끓이고
태워버리는 용광로
사계절을 기다려
칠팔월을 달구어
비장하게 숨통을 조이고
절규하다가
지금은
남루(襤褸)한 자락으로
막바지 발악 을 하며
입추(立秋)의 문턱을
거슬러 오른다
열기는
피부로 스며드는데
그 허허한 자락은
때묻은 이불이 되어
냉정히 내 가슴을 덮는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 임정수
여름은
잔인하게 끓이고
태워버리는 용광로
사계절을 기다려
칠팔월을 달구어
비장하게 숨통을 조이고
절규하다가
지금은
남루(襤褸)한 자락으로
막바지 발악 을 하며
입추(立秋)의 문턱을
거슬러 오른다
열기는
피부로 스며드는데
그 허허한 자락은
때묻은 이불이 되어
냉정히 내 가슴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