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가뭄으로 깊어진다 - 복효근 가뭄이 계속 되고 뛰놀던 물고기와 물새가 떠나버리자 강은 가장 낮은 자세로 엎드려 처음으로 자신의 바닥을 보았다 한때 넘실대던 홍수의 물높이가 저의 깊이인 줄 알았으나 그 물고기의 물새를 제가 기르는 줄 알았으나 그들의 춤과 노래가 저의 깊이를 지켜왔었구나 강은 자갈밭을 울며 간다 기슭 어딘가에 물새알 하나 남아 있을지 바위틈 마르지 않은 수초 사이에 치어 몇 마리는 남아 있을지... 야윈 모을 뒤틀어 가슴 바닥을 파기 시작했다 강은 제 깊이가 파고 들어간 바닥의 아래쪽에 있음을 비로소 알았다 가문 강에 물길 하나 바다로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