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벗고 싶다 - 신병은 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면 허접스레 지나온 그림자까지 따라와 함께 걸린다. 축쳐저 있는 어깨마저 닮아 있는 또 다른 나를 벗으면서도 끝내 내려놓지 못하는 하루, 다가오는 아침은 바람소리 함께 우는 텅빈 들녘이었으면 좋겠다. 아침 이슬 한 방울 공양한 풀이었으면 좋겠다. 강아지풀, 자운영, 재비꽃의 연초록 맑은 기지개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