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네

2018.03.22 21:51

사랑누리 조회 수:4665


까치네

                                                                         박해영

 


삼년 전 이사올 때부터

텃밭 건너 키 큰 감나무에 까치집이 있다

나보다 먼저 이 마을에 터를 잡고

저 집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품었으리라

올해는 식구가 늘었는가

여느 해보다 더 바삐 날아다니더니

집이 이층으로 증축되었다

아랫말에는 빈집들이 자꾸 늘어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 들을 길 없는데

오래된 까치네 집에서는

새끼들의 재재거리는 소리

먹이를 물어 나르는 어미의 비행이 한창이다

등이 굽은 할미와 할배가

낡은 툇마루에 앉아

분주한 까치집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 [1] 쏘옹 2020.10.19 2261
37 어느 여름 한석주 2019.08.24 3062
36 적반하장 한석주 2019.06.01 2456
35 앞날 [2] 한석주 2019.05.30 2529
34 10센티 사랑누리 2018.03.27 3853
33 사랑누리 2018.03.27 3913
32 집으로 가는 길 2 사랑누리 2018.03.27 4899
31 깡패 사랑누리 2018.03.23 5315
30 대설주의보 사랑누리 2018.03.22 4499
29 화투 이야기 사랑누리 2018.03.22 4729
» 까치네 사랑누리 2018.03.22 4665
27 도마 사랑누리 2018.03.22 4341
26 배추의 겨울 사랑누리 2018.03.22 4627
25 단풍잎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9.14 5096
24 곶감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25 4876
23 쓰르라미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11 5886
22 장미의 노래 /송태한 강화도령 2017.07.25 5016
21 퍼즐 맞추기/ 송태한 [1] 강화도령 2017.06.21 7616
20 휴가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4.08 5788
19 하루의 인상印象/송태한 강화도령 2017.03.12 6028
18 빗방울 하나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3.04 6581
17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송태한 [2] file 강화도령 2017.03.01 5466
16 [경일시단] 황태/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2.08 6464
15 시간의 모서리/송태한 [2] file 강화도령 2017.01.29 7795
14 폭포·1/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28 5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