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 5장 포르큐스-괴물의 출생
2. 세이렌
세이렌(Sirens)은 미녀의 얼굴과 새의 몸체를 가진 괴물 요정이다. 호메로스 이후 여러 작가가 기술한 세이렌은 뮤즈 멜포메네와 강의 신 아켈루스, 혹은 아켈루스와 스테로페(플레이아데스의 한 명) 사이에서 낳은 딸들이라 한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아켈루스와 뮤즈 테르프시코레, 혹은 포르큐스와 케토가 낳았다고도 한다. 리바니우스에 따르면 헤라클레스에게 부상을 당한 아켈루스의 핏방울에서 출생하였다고 한다. 호메로스의 '오듀세이아'에는 두 세이렌이 처음 등장하나, 그 후 전승에서는 3자매 세이렌(리게이아.레우코시아.파르테노페 혹은 아글라오페메.몰페. 텔크시에페이아)이나 4자매 세이렌이 등장하였다. 신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그들은 뛰어난 음악가로서 삼중주 또는 사중주를 연주하였다. 아폴로도로스에 의하면 한 명은 수금, 한 명은 노래, 또 한 명은 플루트를 불었다.
옛적 전승에는 세이렌은 지중해의 한 섬에 살았는데, 아름다운 노래로 근처를 지나는 배의 선원들의 혼을 빼앗아 조난시킨 후 물에 빠져 정신이 나간 선원들을 먹어치웠다고 한다. 아르고 호 선원들이 이 세이렌의 유혹을 물리치고 무사히 항해할 수 있었던 것은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월등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오듀세우스의 경우는 키르케의 말을 받아들여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아 아무것도 듣지 못하게 하고 자신은 돛대에 묶어 놓도록 한 후 혼자서만 세이렌의 노래를 들었다. 참으로 효과적인 예방책이 아닐 수 없었다. 오듀세우스가 그 감미로운 노래에 참을 수 없어 선원들에게 배를 정지시킬 것을 명령하였으나 아무도 듣지 못하므로 응하지 않아 무사히 죽음의 해안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오듀세우스의 책략에 세이렌은 극도로 낙담한 나머지 몸을 바다에 던져 자멸하고 말았다 한다. 시칠리아에는 세이렌이 투신했다고 하는 시레니스 해안이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카프레아이 섬 근처의 시레눔 스코풀 리가 그 곳이라고 주장하였다. 어떤 사람은 세이렌은 시칠리아의 음탕한 여인들인데 매음을 일삼고 외래인들을 주색에 빠뜨린 한 무리의 여자들의 이야기라고도 보았다. 현재 경보를 울리는 호적을 사이렌(siren)이라 한다.
하르피아이
약탈.납치라는 뜻을 가진 하르피아이(Harpyiae)는 신화상 날개 달린 낭자로 하반신은 독수리 모습이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타우마스(폰토스의 아들)와 엘렉트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이며 아엘로(폭풍, 질풍), 오큐페테(날랜 비상), 포두르게(발 빠름) 및 켈라이노(암흑)가 그 자매들이다. 하르피아이는 여자 얼굴을 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새로 표현되는데, 이리스도 그들의 자매라고 하며 항상 헤라 여신 뒤에 대령하고 폭풍우가 지나갔음을 알리기 위해 아름다운 무지개로 표출되기도 한다. 아르고 호 선원이 스트로파데스에서 만남 노인 피네우스의 이야기 속에서 하르피아이는 매번 음식을 약탈하며 행패를 부리는 맹금으로 묘사되고 있다.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는 일행이 스트로파데스 섬에 정착하려다 괴물여인 하르피아이와 맞닥뜨리자 정착을 포기하고 떠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호메로스의 '오듀세이아'에도 하르피아이는 폭풍을 일으키는 괴물로 등장한다. 이 괴물은 크레타에서 제우스의 개를 훔친 죄로 아내와 함께 죽임을 당한 판다레오스의 두 딸 클레오테라와 메로페를 납치하여 복수의 여신인 에리뉴에스의 하녀로 삼게 하였다고 한다. 당시 고아가 되었던 두 딸은 헤라와 아테나, 아르테미스 및 아프로디테 등이 잘 돌봐주고 있었는데 아프로디테가 두 아이의 결혼문제로 제우스를 찾아간 사이 납치 당한 것이다. 하르피아이의 원천은 바람에서 연유한 것 같고 유령의 성격을 지니는데 바람과 망령은 어원적으로 같거나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판다레오스 전승에서는 서풍신 제퓨로스와 하르피아이가 교합하여 질풍처럼 달리는 아킬레스의 신마 크산토스와 발리오스를 생산하고, 디오스쿠리의 말 플로게오스와 하르파고스도 낳았다고 한다.
고르곤
고르곤(Gorgons)은 포르큐스와 케토 사이에서 태어난 소문난 3자매로, 각각 스테노, 에우류알레, 메두사라 하는데 메두사만 빼고 모두 불사신이다. 자매들은 뱀이 엉킨 머리, 청동으로 된 손, 황금색의 날개, 튀어나온 혀를 지니고 몸을 뚫리지 않는 용의 비늘로 덮여 있었으며 이빨은 멧돼지 어금니 같고, 눈빛이 닿은 동물이나 인간을 돌로 만들어 버리는 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비디우스(기원전 43~ 서기 17)에 의하면 메두사만이 괴력을 발휘하는 안광과 뱀으로 엉킨 머리를 가졌는데 머리칼은 아테나 여신의 분개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 한다. 즉 메두사를 사랑하게 된 포세이돈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테나 신전에서 정사를 하는 모독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원래 메두사는 미모가 출중하였고 특히 그녀의 빛나는 타래머리에 포세이돈이 반하였으므로 여신은 그녀의 머리칼을 뱀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물론 불사신인 신들까지도, 포세이돈만 제외하고 모두 메두사를 두려워하였다.
단수형으로 고르곤을 말할 때는 메두사만을 지칭한다.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큘로스에 의하면, 두 자매는 단 하나의 치아와 한 개의 눈을 서로 돌려가며 이용하였기 때문에 페르세우스는 메두사가 다른 자매에 눈을 돌려주고 있을 때 메두사의 목을 잘랐다고 한다. 또 다른 작가는 페르세우스가 고르곤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헤르메스가 제공한 작은 낫을 들고 아테나가 빌려준 거울로 메두사의 안광을 피하며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한 페르세우스는 날개 달린 샌들과 상대방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하데스의 마술모자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메두사로부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도 한다.
어쨌든 페르세우스는 힘든 탐험 끝에 메두사의 머리를 아테나 여신에게 상납하였고 여신은 그 메두사의 안광을 자신의 방패 아이기스에 고정시켜 무기로 사용하였다. 아폴로도로스에 의하면 메두사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 중 좌측 정맥에서 받은 것은 맹독성으로 생명을 잃게 하는데 이것을 아테나가 갖고, 우측 정맥에서 받은 피는 생명을 소생케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의신 아스클레피오스가 사용하였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로는 페르세우스가 고르곤을 정복한 다음 에티오피아로 날아 가는데 메두사의 머리에서 떨어진 핏방울이 뱀으로 화신하여 그 후에는 리비아 사막에도 뱀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메두사는 최후를 맞을 당시 이미 포세이돈의 아이를 회임하고 있었는데, 상처의 피에서 날개 달린 천마 페가소스가 태어났고, 황금검을 든 크류사오르가 나타나 이 페가소스를 타고 천상을 달렸다 한다.
페르세우스의 메두사 정벌에 수식하여 고르곤 자매와는 별도로 그라이아이(회색 노파) 3 자매가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다 여기서는 페르세우스가 처음으로 만난 것은 그라이아이 3자매로 에뉴오, 페프레도 및 디노라고 하였다. 이 세 자매는 눈 하나와 이빨 한 개를 서로 돌려가며 이용하였는데 한 명이 이것들을 사용하고 있을 때는 나머지 두명은 잠을 잤다. 이들 그라이아이는 고르곤을 지키고 있있기 때문에 고르곤을 만나려면 먼저 그라이아이의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이에 페르세우스는 그라이아이의 눈을 빼앗아 고르곤의 거처를 알아내고 마침내 고르곤을 처치하였다. 다른 설에는 고르곤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샌들과 하데스의 모자 및 그 외 장비들이 든 자루가 필요하였는데, 그라이아이의 눈을 빼앗은 후 이 자루를 보관하고 있는 요정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을 알아냈다고 한다. 헤시오도스는 고르곤이 사는 고장을 바다 너머 서쪽이라 하였으며 아이스큘로스는 스키타이의 동쪽편 산악지대라 하였다. 가장 인정을 받는 의견은 오비디우스의 설인데, 이에 의하면 리비아 대륙의 트리톤 호수 근처, 혹은 헤스페리데스 낙원 근처에 있는 산이라고 한다. 디오도로스와 또 다른 사람들은 고르곤을 아마존족 나라 근처에 사는 호전적인 여인족이라고 보고, 페르세우스는 많은 병사들의 지원을 받아 이 여인족을 전멸시켰다고 추측하였다.
[메두사, 피터 폴 루벤스 (1618)]
메두사, 피터 폴 루벤스 (1618)
라미아
라미아(Lamia)는 아프리카 리비아의 여성괴물로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뱀이며 낮선 사람을 꾀어서 먹어치우는 공포의 대상이다 언변 능력은 없었으나 목청에서 내는 '쉿' 소리는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해 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 또는 악령이라 하였고, 미녀로 둔갑하여 어린이를 꾀어서 잡아먹는 괴물이라고도 하였다. 고대 그리스의 엄마와 유모들은 말 안 듣는 어린이를 겁주는 데 이용하였다. 다른 전설에서는 그녀는 벨로스와 리비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되어 있다. 벨로스는 바빌로니아의 가장 오래 된 이름난 옛 왕으로 사후에 신으로 존숭되었고, 리비아는 이오의 아들 에파포스와 나일 강신의 딸 멤피스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로 아프로카 북부해안 일대의 리비아라는 지역 이름은 그녀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아름다운 미모를 타고난 라미아는 곧 제우스의 사랑을 받게 되고 이를 질투한 헤라는 그녀의 하반신을 뱀꼬리로 변형시켜 버렸다. 이로 인해 자포자기한 그녀는 실성하여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또한 길에 있는 어린아이를 모두 잡아먹었다 한다. 어린이 피를 빨아먹는 요괴 뱀파이어도 라미아이라고 한다. 겔로도 유사한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레스보스 섬에서 학대를 받고 죽은 묘령의 여성 귀신 오그레스로 지상에 나와 어린아이들을 훔쳐 간다고 전해진다.
[라미아]
레무리아
옛날 사람들은 죽은 남성 혼령이 지상에 나타나 헤매고 다니면서 주민의 평화를 어지럽힌다고 믿었다. 이들을 도깨비, 귀신 혹은 유령이라고 하였는데 호의적인 도깨비는 라레스 파밀리아레스라 하였다. 반면 불길한 도깨비는 라르바이 혹은 레무레스라 하였는데 선민들에게 겁을 주고 빈번하게 출몰하여 사악하고 짓궂게 굴었다. 로마 사람들은 이 귀신들을 달래기 위해 매년 영예의 제를 지냈는데 바로 5월 홀수날인 9, 11 및 13일에 지내는 레무리아(Lemuria) 혹은 레무랄리아제가 그것이다.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레무리아제의 시초는 로마의 태조인 로물루스가 형제 레무스의 혼을 달래기 위해 베푼 살풀이 제전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 레무리아제를 지내며 죽음의 유령을 쫓아버렸는데, 3일 밤은 엄숙히 지내며 이 기간에는 모든 신전을 닫고 결혼도 금하였다. 일반 시민들도 가부장이 밤에 맨발로 집을 나와 샘터에서 손을 씻고 조상의 묘에 가서 큰 팥콩을 던지거나 태워 공양하였다. 이 때 가부장은 무덤을 향해 머리를 돌려 "이 팥콩을 보상으로 바치고 이제 본인이 내 자신과 나의 가족을 되찾아 구제하나이다"라고 말하고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같은 말을 아홉 번 더 외쳤다. 그리고는 주전자와 들통을 두들겨 죽음의 유령을 쫓아내는데 "조상의 혼령이여, 떠나소서!"라고 선언하여 다시는 귀신이 나타나 지상의 가족들을 겁주지 못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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