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어느 날 이른 아침 물가에 이르렀다. 한 어부가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 예수는 어부의 어깨 위에 가만히 손을 놓았다. 어부가 예수를 바라보았다. 침묵 속에서 예수와 어부는 통했다. 예수는 그저 어부의 눈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어부는 곧장 사랑에 젖었고, 뭔가 일어났다.
<물고기를 잡으며 얼마나 인생을 헛되이 했느냐? 나를 따르라. 신을 낚는 길을 보여주리>
어부는 상당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그물을 내던지고 예수를 따랐다.
그들이 도시 외곽에 다다랐을 때 한 사람이 헐떡이며 뒤쫓아 왔다. 그가 어부를 붙잡고 말하기를,
<자네 지금 어딜 가는가? 미쳤는가? 얼른 집에 가자! 병석에 누워계시던 자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네. 그래서 우리가 장례 준비를 하고 있단 말일세>
어부는 처음으로 예수에게 물었다.
<아버님이 돌아가셨답니다. 사흘만 집에 돌아갔다 오게 해주십시오. 아들로서 제 의무를 다 하게 해주십시오>
예수가 말을 했다.
<걱정하지 마라. 거기엔 죽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으니. 그리들이 자네 아버지를 돌봐 줄 것이다. 그들이 장례를 잘 치뤄 줄 것이다. 그대 날 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