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한 이유 내가 독립영화전용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전용관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영화진흥정책을 담당하는 곳에서도 전용관 도입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영화제에서나 상영하면 그만이지 무슨 전용관이냐,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서 독립영화도 상영하면 되지 않느냐며 오히려 내게 핀잔을 주었다. 언뜻 생각해 보면 그럴듯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되기를 원하는 영화가 한두 편도 아니고, 한국의 독립영화보다 더 유명한 외국 감독의 영화,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들과 경쟁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7년간의 꾸준한 설득 끝에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개관식했을 때, ‘이제 뭔가 하나 마무리 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나 관객들이 찾아오게 해야 하는 새로운 숙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상업영화의 평균 홍보 비용은 10억 원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독립영화의 경우 평균 제작비도 1억 원이 채 안 되고, 개봉한다고 해도 홍보비로 고작 5백만 원 이하의 비용이 책정될 뿐이다. 그렇다 보니 요즘은 이 적은 비용으로 어떻게 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할 것인지, 어떻게 관객들을 오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래, 인디스페이스를 찾는 관객은 하루 50명이 채 안 된다. 영화관 입장 수익으론 일하는 사람의 인건비는 고사하고 운영 경비를 대기에도 급급하다. 그래도 포기하긴 이르다. 이제 영화관이 생겼으니, 독립영화가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고, 현재의 적은 관객 수는 한계가 아니라 현실일 뿐이기 때문이다. 조금도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인디스페이스를 통해 관객을 만나고자 하는 독립영화 감독들을 만날 때,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꾸준히 극장을 찾는 관객들을 뵐 때 마음 한쪽이 뿌듯해짐을 느낀다. |
원승환 님 | 인디스페이스 소장 -《행복한동행》2008년 5월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