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누웠다가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어 다시 일어나 본 적이 있으신지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이 현실화되지 못할 때 좌절감이 생기고 사무침이 생깁니다.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면 그 사무침은 더욱 절실해집니다. 어둠 속에서 천장 모서리를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면 좌절한 자아, 사무침이 일상화된 자아가 보이지요. 아름답고 화려한 나의 꿈,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꿈. 잠이 들락 말락 할 때 불현듯 떠오르는 게 이런 생각들이지요. 그리하여 벌떡 일어나 불을 켜면 상상한 것들, 어른거린 것들은 찰나에 없어져 버립니다. 불을 켠 순간은 허상을 벗어나 이성을 되찾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불이 켜지는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존재이며 쉴 새 없이 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 시에는 이렇게 꿈과 현실 사이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괴리감, 현실을 살아야만 하는 비애감이 묻어있습니다. 매 순간 현실을 살아 내야 하는 긴장감과 비장함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는 화자 뿐 아니라 누구든 마주쳐야만 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비록 어둠 속에서 없어져 버린 부박하고 허황된 꿈일지라도 그런 ‘꿈’이 있기에 현실을 살아가는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이상이 없이 살아가는 현실은 의지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계를 향해 끝없이 나아가려 발버둥치는 것이 현실이며, 이 현실이 고통스러운 것은 좀 더 꿈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끝없는 인내와 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