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국어사전의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일이 있었다.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이 개통된 것이다. 이 사전은 표준국어대사전의 50만 단어에 새로 일상어, 지역어, 전문어 등 50만 단어를 더해 약 100만 어휘를 수록한 방대한 웹 사전이다.
무엇보다 이 사전은 국민 참여형 사전으로서 일반 사용자가 직접 사전의 정보를 추가하고 수정할 수 있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른바 한국판 위키피디아 사전인 셈이다. 이런 방식을 통하여 실생활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어휘가 폭넓게 수록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 사전에는 ‘꽃할배, 아재개그, 치맥, 심쿵, 금수저, 웃프다, 힐링하다’ 등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단어들이 올라 있다. 독자들도 사전 집필자가 되어 얼마든지 새로운 단어를 올릴 수 있다.
한 가지 개인적인 바람은 이 사전으로부터 표준어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것이다. 표준어는 보수적인 면이 강하여 어떤 말이 표준어가 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근래 새로 표준어가 된 예만 보더라도 ‘뜨락, 내음, 속앓이, 손주’ 등이 표준어 자격을 얻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 또 반대로 이미 가치를 잃은 말들이 계속 표준어 지위를 누리기도 한다. ‘게으르다, 게르다, 개으르다, 개르다’를 보면, ‘게으르다’만 주로 쓰이는데도 나머지 세 단어까지 모두 표준어이다.
이런 말들에 비하면, 오히려 새로 생겨나 쓰이는 말들 가운데 더 표준어 자격을 얻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말들이 개방형 사전에 오르면 좀 더 어엿한 국어로 대접받고, 좀 더 활발히 표준어가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말샘’으로부터 고여 있는 표준어에 새 물결이 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