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틀리기 쉬운 맞춤법 실수 중에 ‘~하기 쉽상이다’라는 것이 있다. “돈을 손에 들고 다니다가는 도둑에게 빼앗기기 쉽상이다.” “돈뭉치를 그대로 꺼냈다가는 의심받기가 쉽상이다.”가 잘못된 맞춤법의 예이다. 여기서 ‘쉽상’은 ‘십상의 잘못이기 때문에 ‘~하기 십상이다’로 고쳐 써야 한다. ‘십상(十常)’은 한자어로서 ‘열에 여덟이나 아홉 정도로 거의 예외가 없음’을 의미하는 ‘십상팔구(十常八九)’에서 온 말이다. 십상팔구는 ‘십중팔구(十中八九)’와 같은 의미를 지녀 “전화를 해도 그가 자리에 없을 것이 십상팔구이다.” “늦게 일어났으니 지각은 십상팔구이다.” 등으로 쓰이는데, 보통 줄여서 ‘십상’으로 사용한다.
‘십상’을 ‘쉽상’으로 잘못 쓰는 이유는 ‘~하기 쉽다’의 형태에 익숙하다 보니 ‘~하기 십상이다’를 ‘~하기 쉽상이다’로 잘못 유추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발음이 비슷하다 보니 맞춤법을 틀리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벌써 실증이 난다.” “진실은 언젠가는 들어난다.” “무리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등이 대표적인 맞춤법 오용 사례들이다. 이 경우에는 “벌써 싫증이 난다.”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난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로 고쳐 써야 한다.
맞춤법은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써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의’가 비록 [무리]로 발음되지만 본래의 의미인 ‘어떤 사람의 처사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논평하는 상태’를 나타내려면 어법에 맞게 ‘물의(物議)’라고 써야 한다. ‘싫증’ 역시 [실쯩]으로 발음되지만 본래의 의미인 ‘싫은 생각이나 느낌’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싫증(-症)’이라고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