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서울 여의도에서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렸다. 여의도에는 2,000주 가까이 되는 왕벚나무들이 국회대로인 윤중로를 따라 조성돼 있는데, 올해도 수만 명의 시민들이 여의도를 찾아 벚꽃이 수놓은 화려한 봄의 향연을 만끽했다. 벚꽃은 벚나무의 잎이 돋아나기 전에 흰색이나 연분홍색의 화사한 꽃들이 마치 구름처럼 나무 전체를 뒤덮어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만드는데, 이처럼 벚나무에서 벚꽃이 새롭게 피어난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새뜻하다’라는 말을 추천하고 싶다.
‘새뜻하다’는 ‘새롭고 산뜻하다’는 뜻의 순우리말인데, ‘새뜻하게 옷을 차려 입었다’, ‘5월이 되자 산과 들은 온통 새뜻한 연한 녹색으로 물들었다’ 등으로 쓸 수 있는 말이다. ‘새뜻하다’는 시각적인 모양을 나타내는 말 이외에도 ‘새뜻하게 마음먹고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해지길 바랍니다’처럼 기분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말로도 사용할 수 있다. 만물이 새롭게 생동하는 계절인 봄은 ‘새뜻하다’라는 말과 아주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마치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나듯 새로운 계절, 봄을 맞아 그동안 움츠렸던 마음에도 새로운 희망과 꿈이 싹터 ‘새뜻하게’ 마음먹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올해 기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새뜻하다’처럼 우리가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지만 어감이나 의미가 예쁜 순우리말로 ‘도담스럽다(보기에 야무지고 탐스러운 데가 있다)’, ‘깨끔하다(깨끗하고 아담하다)’, ‘미쁘다(믿음성이 있다)’ 등의 형용사들이 있다. 이처럼 그동안 사전 속에 숨어있던 새뜻한 순우리말들을 끄집어내 우리가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한다면 우리말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