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너무’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하게 되었다. “너무 맛있어요” “너무 예뻐요” “너무 더워요” “너무 무서워요” 심지어는 “너무 고마워요”까지. 좋을 때도, 싫을 때도, ‘너무’라는 말을 빼면 내 기분이나 상태를 딱 맞춰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너무’는 원래 ‘정도에 지나치게’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표현에 쓰인다. 긍정적인 표현이라면 아주/ 정말/ 대단히/ 상당히 등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래 뜻대로라면 “너무 더워요” “너무 무서워요”는 자연스럽지만 “너무 맛있어요” “너무 예뻐요” “너무 고마워요”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너무’라는 말을 막기엔 ‘너무’ 늦은 감이 든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너무’를 부정의 뜻을 넘어 긍정적인 뜻으로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약간의 과장을 포함한 강조의 뜻으로, 긍정적인 의미로 널리 쓰고 있는 것이다. ‘너무’를 대체할 적당한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제는 ‘너무’의 용법을 ‘너무’ 좁게 한정하기 보다는 확장시켜 인정할 때가 되었다. 국어학자들도 이를 인정하는 추세이다.
부정적인 뜻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말로 ‘장본인’을 들 수 있다. 장본인은 ‘나쁜 일을 빚어낸 사람’이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끔찍한 사건의 장본인’ ‘미담의 주인공’ 등으로 구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혹여 실패하더라도 낙심하지 말아라”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끝내 이루지 못했구나” “절대로 승리하지 못한다”와 같이 ‘혹여’ ‘결코’ ‘ 끝내’ ‘절대로’ 등도 부정문에 어울리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