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 쭈꾸미
한국인만큼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싶게 우리나라엔 매운맛을 주된 맛으로 하는 요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콩나물.미더덕.미나리 등이 벌겋게 버무려진 아구찜, 갖은 양념과 고추장을 함께 넣어 볶은 쭈꾸미 볶음은 생각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인다.
음식점에 들어가 보면 차림판에는 '아구찜' '쭈꾸미 볶음'처럼 '아구' '쭈꾸미'라 쓰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구'와 '쭈꾸미'는 '아귀''와 '주꾸미'가 맞는 말이다. 아귀는 원래 음식 재료로 쓰이지 않는 물고기였다고 한다. 불과 40여 년 전만 해도 아귀는 못생긴 데다 이빨도 촘촘해 쓸모없다고 여겨 어부들이 그물에 걸려들면 재수 없다며 버리던 물고기였다. 그러던 아귀가 마산에서 술안주로 각광받기 시작하며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아구'는 '아귀'의 사투리인데, 지방에서 불리던 '아구찜'이 인기를 얻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기 때문에 표준어인 '아귀'가 아닌 '아구'로 더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쭈꾸미'는 '주꾸미'를 편리하게 발음하다 보니 된소리로 잘못 적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꾸미 볶음' '주꾸미 구이' '주꾸미 탕'처럼 표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