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는 말이 있고 모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이런저런 생각이 깃들어 갈피를 잡기 어려워한다. 나누고 따지고 부추기고 차별하는 생각이 같은 묶음이며, 더불고 합치고 덮고 맺고 모으는 일이 한묶음이다. 이는 죽임과 살림, 부정과 긍정으로 나타난다. 빼기와 가르기를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거품은 빼야 하고, 부풀려진 것은 제모습을 찾도록 해야 한다. 썩은 데는 도려내고, 나쁜 것은 골라내야 한다. 그래야 병이 낫고 새살이 돋으니까. 하나를 여투어 둘을 먹게 하고, 괴로움·기쁨도 나누면 짐이 가벼워지고 기쁨은 더한다. 그러니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일 어느 하나 긴하지 않은 게 없다.
슬기로운 이는 막힌 것을 트고 뜻을 통하며 산다. 울타리와 벽을 치게 하는 종자가 있다. 시기·질투·무시·원망·체념·질림·싫증 … 들이다. 자기만 옳다거나 못났다고 여기는 마음도 벽이요 울타리다.
마음을 트는 데는 대화가 기본이다. 여러 지수가 있지만 우리 사회의 의사소통 지수도 만들어 볼 만하겠다. 최고의 틈은 인정을 베푸는 것이다. 대체로 가르는 말은 매몰차며 싹싹한 맛이 없고 옹골지고 표독스럽다. 이런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다치게 하고 원망을 품게 한다. 이때는 얘기를 하지 않는 게 낫다. 우리 사회에서 벽을 치고 사람을 가르는 말은 색깔론·지역감정·차별의식·학벌숭상 … 들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