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의 묘를 파고 주검을 꺼내어 불사른 일은 사형(참부대시)에 해당한다. 중종 20년(1525년), 온양 사는 ‘몰로이’(毛乙老伊)의 일을 어찌 해야 옳으냐고 임금이 물으니, 중들의 사특한 말을 듣고 그리한 것인데, 풍속을 크게 해칠 일이니 마땅히 법대로 해야 한다고 권균이 아뢰었다.
‘몰로이’에 가까운 이름에 ‘몰로·몰로리’가 있다. 야인 이름 ‘몰오’(毛乙吾) 또한 ‘몰로’에 잇닿은 듯하다. ‘몰로리’를 ‘몰오리’(毛乙乎里)로도 적고 있다. ‘몰로이/몰오’가 무슨 뜻을 지녔는지 알 길이 없다. 비슷한 이름에 ‘모론이·모롱이’도 있다. ‘몰’이 든 이름에 ‘몰개·몰동이’가 있는데, 몰개는 ‘모래’에 해당하고, 고장에 따라 ‘모새’라고 하며, 가는 모래를 이르는 말이다.
‘몰로’ 비슷한 말에 ‘모로’가 이름에 쓰였다. ‘모로덕이·모로동이·모로분이·모로비·모로쇠’에서 확인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햇무리 또는 달무리를 ‘모로’라고도 한다. 비슷한 말 ‘모루’는 대장간에서 달군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다. ‘모로쇠’는 모루처럼 아마도 머리 모양이 앞짱구·뒤짱구였을 수도 있다.
청문회나 어떤 사건에서 모른다고만 하는 ‘모르쇠’는 본디 짱구였을까? ‘몰로이’ 부친께 ‘몰로이’가 무슨 말인지 함께 여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