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는 앞 말이 목적어임을 나타내는 말로, 주로 함경과 강원 영동지역에서 쓰인다. ‘-르’는 모음 뒤에 온다는 점에서, 표준말 ‘-를’과 대응하는 고장말이다. 자음 뒤에서는 ‘-으’가 오는데, ‘-으’는 표준말 ‘-을’과 같다. “빨래르 누가 씻나 봐라”(<한국구비문학대계> 강원편) “괴기르 하나 붙잡아 가주 와서 가매다 물으 한 댓 동이 붓고 그놈으 끓이.”(위 책) “쇠여물으 많이 장만했스꼬마”(함경) ‘-으/르’는 표준말 ‘-을/를’의 받침 ‘ㄹ’이 떨어져 된 고장말이다.(을>으, 를>르)
또한 ‘-으’는 ‘ㅁ, ㅂ, ㅃ, ㅍ’과 같은 입술소리 다음에 ‘우’로 바뀌기도 한다. 마치 전라도 사람들이 ‘남의 집’을 ‘남우 집’처럼 말하는 것과 같다. “쪼꼬만한 것두 이름우 부르면 영 대다이 놉아했습니다.(노여워했습니다)”
경상도에서도 비슷한 형태 ‘-로’가 쓰이는데, 경상도 동해안과 남해안에 인접한 지역에서 주로 쓰인다. “나로 믿고 자네는 잠주꼬 있그라.”(<경북동남부 방언사전>) “애로 묵고 재와(겨우) 만들었다.”(위 책) “아들로 둘 뒀니이다.”(경남 통영) ‘-로’도 표준말 ‘-를’에서 받침 ‘ㄹ’이 탈락하고 ‘르’가 ‘로’로 바뀐 것인데, ‘ㄹ’ 받침과 모음 뒤에서만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