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무엇이 ‘되겠다’면 의지·추측을 실어 하는 말이다. 무엇이 이뤄지고, 바뀌고, 어떤 수준·지위에 오르고, 때가 오고 …처럼 ‘되다’는 ‘하다’에 버금가는 갖가지 쓰임을 보인다. 그러다 통상의 영역을 넘거나 군더더기(잉여 표현)로 쓰이는 사례도 생겼다.
△요금은 만원 되겠습니다. △다음은 서울역 되겠습니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질의 순서가 되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증인은 ○○당 측에서 신청한 증인이 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추가 질의할 기회가 되겠습니다. △여왕님 되겠습니다. △정답은 3번이 되겠습니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되겠다. △믿는 의정 되겠습니다.
보기말들에서 서술마디 ‘만원 되겠습니다’ ‘서울역 되겠습니다’ ‘순서가 되겠습니다’ ‘증인이 되겠습니다’ …들은 그냥 ‘만원입니다·순서입니다·서울역입니다·증인입니다·기회입니다·여왕님입니다·3번입니다’로 써야 할 말이다. ‘믿는 의정 되겠습니다’는 ‘믿는 의정을 꾸리겠습니다’, ‘맑은 날씨가 되겠다’는 ‘날씨가 맑겠다’는 얘기다.
여기서 ‘되겠다·되겠습니다’를 씀으로써 말수, 곧 자릿수를 하나 더 늘리는 구실에다, ‘이다·입니다’가 ‘단정하는 말투’라면 이를 좀 무디게 하는 성금은 있겠다. -겠-이 상대를 배려할 때 끼워넣는 표지로 쓰이기도 하나, 여기서는 그것도 아니다. 이래저래 ‘말장난’ 수준인 이런 말투는 쓰기를 삼가야 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