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디 모앙 살아 보게마씀.”(한데 모여 살아 보게요) ‘-마씀’은 제주에서 말끝에 붙여 쓰는 말이다. 말맛을 표준어로 바꿔 살리기는 어렵지만, 굳이 대어 보자면 들을이를 두루 높이는 데 쓰는 ‘-요’에 가장 가깝다. ‘-마씀’은 제주에 간들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말할이와 들을이가 절친한 관계가 아니면 잘 쓰지 않기 때문이다. “고 선생은 무슨 큰일을 헌다고 야단인고마씀.”(<불과 재> 현길언) “어들 감수광?”(어디 가십니까?) “나마씀?”(나요?)
‘-마씀’은 ‘마슴·마시·마씨·마씸’과 같이 쓰이기도 한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우꽈? 순이 삼춘이 돌아가셔서마씸?” “이장님마씸, 우리 사촌동상이 금녕지서에 순경으로 있우다. 김갑재라고마씸.”(<순이 삼촌> 현기영)
‘-마씀’과 바꿔 쓸 수 있는 제주말은 ‘-양’이나 ‘-예’다. ‘-예’는 제주말보다는 경상도 사람들의 전형적인 말투로 더 알려진 고장말이다. “삼춘, 어들 감수광?” “서울에 감수다양.” “자윈 혼저 감저양.”(저 아이는 혼자 가네요.)
다만 ‘-마씀’은 표준어 ‘-습니다’의 제주말 ‘-수다, 우다’와 함께 쓸 수 없지만, ‘-양’은 그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제주 사람들은 “난 서울에 감수다마씀.” “버리밧(보리밭)이 사뭇 해영허게(하얗게) 눈이 덮였는디 말이우다마씀”과 같이 말하지 않는다.
‘-마씀’은 전라도말 ‘-라우’나 충청도 말 ‘-유’와 같이 제주말의 한 전형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