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해를 맞아 그 특성이 부지런하고 알차다고 덕담하면서 시작된 무자년도 한참 지났다. 예전에 쥐오줌이 얼룩진 천장을 바라보며, 쥐 달음박질 소리를 듣고 잠들던 연배들은 그 악행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미키마우스로 승화된 쥐들은 심지어 귀엽다는 대접도 받는다.
이름은 밉지만 꽃은 예쁜 ‘쥐오줌풀’은 뿌리에서 쥐오줌과 비슷한 독특한 냄새가 나서 붙은 이름이다. 쥐오줌 냄새를 많이 맡아봐서 나온 이름일 터이다. 쥐오줌풀은 날씨가 눅눅해질 5월쯤부터 산속 응달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한방에서는 ‘길초근’이라 하여 그 냄새나는 수염뿌리를 신경안정제 등으로 쓰기도 한다. 서양에서도 예전부터 진통제로 썼으며, 요즘은 히스테리를 고치는 명약으로 꼽힌다고 한다.
노루가 물을 먹는 숲속 물가에 자라면서 뿌리에서 나는 냄새로 말미암아 ‘노루오줌’, 꽃에서 여우오줌 냄새를 풍겨 쥐를 떨게 한다는 ‘여우오줌’도 있는데, 동물 오줌냄새를 맡으면서 함께 살았던 옛날이 전설 속 일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열매가 까맣고 동글동글해서 ‘쥐똥나무’가 있는 것까지 생각하면, 좋든 싫든 쥐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 살았던 동물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