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을 한 달 남짓 넘어서니 이제 날씨가 덥다. 개구리밥도 물 위로 떠오른다. ‘개구리밥’은 물에서 자라는 아주 작은 풀이다. 개구리가 먹는다고 개구리밥이 아니라, 개구리가 사는 논이나 연못에 자라 개구리가 물속에서 머리를 내밀었을 때 머리에 풀이 붙은 모습이 개구리가 먹는 것처럼 보인다고 붙은 이름이다. 개구리는 주로 파리나 지렁이 등 곤충을 먹지 채식을 하지 않는다.
영어로는 ‘덕위드’(Duckweed)라는데, 연못이라면 떠오르는 것이 우리는 개구리이고 영어권 화자는 오리인가 보다. 개구리밥이 있는 물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운치 있게 그려졌다. 그러나 요즘은 수족관을 꾸민답시고 인터넷에서 한 컵에 만원을 주고 사는 개구리밥일 만큼 현대인은 자연도 사고팔 수 있다.
개구리밥은 바람 따라 떠다녀 ‘부평초’(浮萍草)라고도 하는데, 이는 덧없이 떠도는 삶에 대한 대표적인 비유다. 너무 무성해지면 벼나 다른 물풀이 자라지 못한다.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선거에서 정치적 손익 계산에 따라 갑자기 이사를 하고, 호텔 사우나 대신 동네 목욕탕을 가는 후보자를 보는 일에도 익숙해져 버렸다. 물 위를 떠도는 개구리밥 같은 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