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의 중 도언(道彦)이 석가 이후 고승들의 법어(法語)를 기록한《전등록(傳燈錄)》에서 보면 석가가 제자인 가섭(迦葉)에게 말이나 글이 아니라 ‘이심전심’의 방법으로 불교의 진수(眞髓)를 전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송나라의 중 보제(普濟)의《오등회원(五燈會元)》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어느 날 석가는 제자들을 영산(靈山)에 불러 모았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손가락으로 ‘연꽃 한 송이를 집어들고 말없이 약간 비틀어 보였다.’ 제자들은 석가가 왜 그러는지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가섭만은 그 뜻을 깨닫고 ‘빙긋이 웃었다[微笑].’ 그제야 석가는 가섭에게 말했다.
“나에게는 정법안장[正法眼藏:인간이 원래 갖추고 있는 마음의 묘덕(妙德-매우 뛰어난 덕)]과 열반묘심[涅槃妙心:번뇌(煩惱)를 벗어나 진리에 도달한 마음], 실상무상(實相無相:불변의 진리), 미묘법문(微妙法門:진리를 아는 마음), 불립문자 교외별전 불립문자(不立文字 敎外別傳:모두 언어나 경전에 의하지 않고 ‘이심전심’으로 전하는 오묘한 뜻. 곧, 진리는 마음에 의해서만 전해지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이렇게 말함)이 있다. 이것을 너에게 전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