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과 돌이 뒤섞여 있다는 뜻. 곧
① 훌륭한 것과 쓸데없는 것이 뒤섞여 있음.
② 선과 악, 현(賢)과 우(愚)가 뒤섞여 있음.
동진(東晉:317~420)이 도사(道士)인 갈홍(葛洪:호는 포박자, 283~343?)은《포박자(抱朴子)》〈외편(外篇)〉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시경(詩經)》이나〈서경(書經)〉이 도의(道義)에 대해(大海)라 한다면 제자백가(諸子百家:춘추 전국 시대의 여러 학파)의 글[書]은 그것을 보강하는 냇물의 흐름이라 할 수 있으며 방법은 달라도 덕을 닦는 데는 변함이 없다. 옛사람들은 재능을 얻기 어려움을 탄식하여 ‘곤륜산(崑崙山:중국 전설상의 산)의 옥이 아니라 해서 야광주(夜光珠)를 버리거나 성인(聖人)의 글이 아니라 해서 수양에 도움이 되는 말’은 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한(漢)/위(魏) 이래 ‘본받을 만한 좋은 말[嘉言]’이 많이 나와 있는데도 식견이 좁은 사람들은 자의(字義) 해석에만 사로잡혀 오묘한 점을 가볍게 보며 도외시한다. 또한 소도(小道)이므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거나 넓고 깊어서 사람들의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티끌이 쌓여 태산이 되고 많은 색깔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를 이룬다는 것도 모르는 것이다. 또 천박한 시부(詩賦)를 감상하는가 하면 뜻 깊은 자서[子書:제자(諸子)의 서(書)]를 가볍게 여기며 유익한 금언(金言)을 하찮게 생각한다. 그래서 참[眞]과 거짓[僞]이 전도(顚倒)되고 ‘옥과 돌이 뒤섞이며[玉石混淆]’ 아악(雅樂)도 속악(俗樂)과 같은 것으로 보고 아름다운 옷도 누더기고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주] 갈홍 : 동진의 도사. 강소(江蘇) 사람. 자는 치천(雉川), 호는 포박자(抱朴子), 소갈선옹(小葛仙翁)이라 불리기도 함. 고학으로 유학(儒學)을 배웠으나 신선술(神仙術)에 통달한 재종조부(再從祖父:할아버지의 사촌 형제) 갈현(葛玄:별명-갈선인)의 영향을 받고 갈현의 제자 정은(鄭隱)으로부터 연단(煙丹)의 비술을 전승함. 동진의 시조(元帝:317~322)가 진(晉:西晉)나라 승상으로 있을 때 무공을 세워 관내후(關內侯)에 봉해짐. 만년에 교지(交趾:북베트남)에서 단가[丹砂:주사(朱砂)-수은과 유황의 화합물]를 채광하여 선약(仙藥)을 만들었다고 함. 평소부터 갈홍을 흠모하던 광주 자사(廣州刺史) 등악(鄧嶽)이 “스승을 찾아 멀리 떠날까 하네.”라고 쓴 전갈을 받고 급히 달려가 보니 앉은 채로 죽은 갈홍의 얼굴색은 살아 있을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입관(入棺)할 때의 시체도 부드럽고 가벼웠다고 함. 그래서 세인은 61세로 세상을 떠난 갈홍이 껍데기인 시체만 남겨 놓고 신선이 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함. 저서로는 신선의 도를 설(說)한 내편(內篇)과 정치/도덕을 논한 외편(外篇)의《포박자》《신선전(神仙專)》등이 있음.(283~343).
연단(煉丹) : 도사(道士)가 단사로 황금이나 선약 같은 것을 만들었다고 하는 연금술(鍊金術)의 한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