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에 실린 이야기. 북송(北宋) 초, 산동(山東)에 조보(趙普)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일찍이 송 태조를 도와 천하를 통일하여 송나라를 건국하게 하였다. 태종(太宗)이 제위를 계승하자, 그는 승상에 임용되어 국가를 매우 잘 다스렸다. 그러나 그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그가 겨우 논어 밖에 읽지 않아 학식이 없는데다, 별다른 재능도 없어서 중책을 맡기 어렵다고 모략하였다. 송 태종이 이를 알고 조보에게 묻자, 조보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대답하였다.
"저의 평생 지식은 분명히 논어를 넘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논어의 절반 지식으로 태조께서 천하를 평정하시는 일을 도왔으며, 이제는 그 나머지 절반의 지식으로 폐하께서 천하를 다스리도록 돕고 있습니다."
半部論語 란 반 권의 논어라는 뜻으로 고전의 학습이 매우 중요함 을 비유한 말이다. 요즘 가벼운 읽을거리만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가뜩이나 복잡한 때 골치 아픈 책을 읽지 않겠다는 독서 전략(?)이다. 하지만 약으로 말하면, 옛 성현들의 지혜가 담긴 고전은 인삼녹용이 든 보약중의 보약과 같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