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반초(班超)전의 이야기. 동한(東漢) 초, 반고(班固)와 반초(班超) 형제가 있었다. 그들의 집안은 서한 말의 시대적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점차 빈곤해지기 시작했다. 형 반고가 낙양(洛陽)에서 관직을 맡게 되자, 동생 반초도 어머지와 함께 낙양으로 왔다. 낙양에서는 생활이 어려웠으므로, 반초가 관청에서 문서를 베껴주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였다.
당시 북방의 흉노들은 끊임없이 한나라의 북쪽 변경을 침입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반초는 문서를 베끼다가 변방을 안정시켰던 역사적인 인물들을 생각하고, 마음이 괴로웠다. 그는 홧김에 붓을 내던지면서 외쳤다.
대장부는 큰뜻을 품고 나라의 변방을 안정시키는 일을 해야 하거늘 어찌 하루종일 붓만 들고 있을 수 있겠는가?
그는 곧 군에 입대하여 흉노 정벌에 큰 공을 세웠으며, 41세 때에는 서역으로 가서 흉노의 세력을 제거하였다. 31년 후 그는 백발 노인이 되어 귀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