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신어(世說新語) 용지(容止)편의 이야기다. 위(魏)나라 무제(武帝) 때, 흉노의 사신이 위 무제를 만나러 왔다. 위 무제는 자신의 키가 작고 풍채가 초라하여 사신들에게 위풍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에 위무제는 대신(大臣) 최계각(崔季珪)으로 하여금 흉노의 사신을 접견하게 하고, 자신은 칼을 잡고 시위(侍衛)처럼 서있었다(帝自捉刀立牀頭). 최계각은 본시 큰 몸집에 짙은 눈썹과 큰 눈으로 풍채가 당당하고 위엄있었으며, 우렁찬 목소리에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흉노의 접견을 마친 후, 위 무제는 몰래 사람을 보내어 흉노의 사신이 위 무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 보게 하였다. 흉노 사신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위왕의 고상한 덕은 대단했습니다만, 칼을 들고 옆자리에 서있던 그 사람은 위풍이 당당하여 정말 영웅같았습니다. 위 무제는 이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흉노의 사신을 죽여 버렸다. 위 무제는 다름아닌 조조(曹操)인데, 그는 체구가 작았다고 한다. 代人捉刀란 사람을 대신하여 일을 함 을 비유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