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 중니(仲尼)편에 실린 이야기다. 춘추시기 노자(老子)의 제자로 항창자(亢倉子)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귀로 사물을 보고 눈으로 소리를 듣을 수 있었다(能以耳視而目聽)고 한다. 이러한 소문을 전해들은 노(魯)나라의 군주는 상경(上卿)의 예(禮)로써 그를 초빙하여, 겸손한 말로 그러한 능력이 사실인지를 물었다. 이에 항창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런 소문은 전한 사람들의 망발입니다. 도가(道家)의 수련에서 눈과 귀를 쓰지 않고도 소리를 듣거나 물체를 볼 수는 있지만 귀와 눈의 기능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제가 눈을 쓰지 않고 귀로 물체를 본다는 것과 귀를 쓰지 않고 눈으로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가장된 것이오니, 이를 사실로 믿지마십시오.
耳視目聽은 본시 도가수련의 한 단계로서 눈과 귀의 도움없이 정신만으로도 보고 듣는 것이 가능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 耳視란 직접 보지 않고 소문을 들어서 알아차림 을 뜻하고, 目聽이란 직접 듣지 않고 표정을 보고 알아차림 을 뜻하니, 耳視目聽이란 사람의 눈치가 매우 빠름 을 비유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