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에 육유(陸游:1125-1210년)라는 유명한 시인이 있었다. 그는 평생 광범한 제재(題材)로 1만여수의 시를 썼으며, 인생을 유유자적하게 보내면서 고독을 즐기기도 하였다. 그의 저작 중의 하나인 검남시고(劍南詩稿)에는 사일야계미명기작(四日夜鷄未鳴起作)이라는 시가 수록되어 있다. 여름에서 가을에 이르는 동안 병상에서 지냈던 그는, 음력 9월 어느 가을 날 닭들도 채 일어나지 않은 아침에, 이 시에서 자신의 적막한 만년(晩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내 병든 채 가을을 보내려다, 문득 일어나 붓을 놀리니, 마치 오래동안 틀어박혀 있던 용이, 푸른 하늘에서 벼락을 내리치듯 하네(正如久蟄龍, 靑天飛霹靂)
육유는 병들어 드러 누워있던 자신이 갑자기 붓을 들어 시를 짓는 행동을 맑은 하늘에서 용이 벼락을 치는 것에 비유하였던 것이다.
靑天霹靂(a bolt from the blue sky) 이란 본시 갑작스런 행동 을 뜻했으나, 지금은 뜻밖에 발생한 재난(災難)이나 변고(變故) 를 비유한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