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편에는 요(堯)임금과 기산에 숨어 살았다는 은자(隱者) 허유(許由)가 나눈 대화가 실려 있다. 요임금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이야기 하며 허유에게 천하를 맡아줄 것을 권유한다.
"일월(日月)이 밝은데 횃불을 계속 태우면, 그 빛이 헛되지 않겠습니까? 때 맞추어 비가 내리는데 여전히 물을 대고 있으니 그 물은 소용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부족하오니, 부디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이러한 요임금의 권유에 허유는 뱁새와 두더지를 비유로 들며 다음과 같이 거절의 뜻를 표한다.
"그대는 돌아 가시오. 내게 천하란 아무 소용없소. 요리사가 음식을 잘못 만든다고 할지라도 시동이나 신주가 술단지와 고기그릇을 들고 그를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오( 人雖不治 ,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
越俎代庖 란 자신의 직분을 넘어 타인의 일을 대신하는 것 을 말한다. 越俎之嫌(월조지혐) 이라는 말로도 쓰이는데, 이는 자신의 직분을 넘어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꺼리다 라는 뜻이다. 일 처리가 썩 훌륭하지 않더라도,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갖고 차분하게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