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 <열어구편列禦寇篇>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실려있다. 장자는 주팽만은 용을 죽이는 방법을 지리익에게서 배우는데, 천금이나 되는 가산(家産)을 탕진하고 삼 년만에야 그 재주를 이루었지만 그것을 써먹을 곳이 없었다(朱 漫學屠龍於支離益, 單千金之家, 三年成技, 而無所用其巧). 성인은 필연적인 일에 임할 때에도 필연으로 여기지 않으므로 마음속에 다툼이 없지만 범속한 사람들은 이와 반대로 마음속에 다툼이 많다. 라고 말하며, 소인들은 사소로운 일에 얽매여 대도(大道)를 이룰 수 없음을 지적하였다. 屠龍之技 란, 곧 많은 돈과 세월을 투자하여 배웠으나 세상에서 써먹을 데가 없는 재주를 말한다. 본시 龍이란 상상 속의 동물일뿐이니, 주팽만이 고생 끝에 배운 기술은 결국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는 것이다. 九龍 이다 二龍 이다 해서 먼저 승천(昇天)하려고 다투는 용들이 유독 많은 것도 요즈음 들어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들은 모두 승천하는 기술과 용 잡는 기술을 연마하는데 온 정신을 쏟고 있다. 주팽만의 屠龍之技 가 진가를 발휘하여, 용의 눈물이 그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