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의 도끼(당랑지부, 당랑거철)
사마귀(당랑)가 등을 빳빳이 세우고 도끼를 추켜올려 으르대는 자세를 취한다. 그 턱없이 거센 서릿발은 일찍부터 사람의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
<장자>의 ‘인간세’ 편에 “그대, 저 사마귀를 아는가 모르는가. 그가 팔을 추켜세우고 수레바퀴에 부딪는다. 그가 제 할 일을 이겨내지 못함을 알지 못하는 짓이다. 그러면서 제 재주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경계하고 삼가라. 이를 어기면 위태로운 것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여기에는 사마귀의 도끼 이야기는 없지만, 제 힘이 모자람을 돌아보지 않고 적에게 대드는 일이 덧없는 저항이라는 뜻은 엿보인다. 이것이 ‘사마귀의 도끼’로 나타나는 것은 육조시대 양나라 때 편찬된 <문선>에서다. 진림이라는 사람이 쓴 “원소를 위해서 예주에 격문을 보낸다”는 글이다. 그 글 가운데 “사마귀의 도끼로 큰 수레의 바퀴를 막으려고 한다”는 대목이 있다. “제나라 장공이 사냥을 나가는데,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바퀴를 멈추려 했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하늘 보고 주먹질(손가락질)한다”는 것이 있다. 하늘이 밉다고 주먹질하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감히 당치도 않은 엄청난 짓을 한다는 뜻이다.
“사마귀가 발도끼로 큰 수레를 막는다”는 것은 “하늘을 보고 주먹질하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