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내가 세상을 떠날 때는 너를 사랑하던 아름다운 기억을 그대로 안고 갈 거야. 서로를 위해 주고 격려하며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그 기다림의 순간들을 하얀 치자꽃으로 피워낼 거야. 사람은 가도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음을 나는 믿는다. 졸음이 막 쏟아질 때 들어가 누리는 달콤한 잠의 나라에서처럼 네가 내 곁에 있으면 아무 말 안해도 편안하고 넉넉하구나. 모든 시름을 잊고 행복할 뿐이구나. 진정 우리의 우정은 아름다운 기도의 시작이구나. 친구야.
19
이른 아침에 몹시 힘이 들고 무거울 때마다 창 밖에서 나를 깨우는 새들의 가벼움이 부럽다. 일상생활 안에서 우리가 다른 이의 무게를 덜어 주기엔 서로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힘이 없는 것 같다. 우선은 자기가 밝고 건강해야 남에게도 기쁨과 위로를 줄 수 있는게 아닐까?
20
물 속이 잘 보이게 해를 등지고 선 해오라기처럼 나도 오늘은 해를 등지고 서서 강물을 바라보네. 아무 생각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기쁨이 되는 강물. 나 역시 강물 같은 사랑으로 여기까지 흘러왔음을 강물이 조용히 말해 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