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해서 힘이 들거나 몸이 아플 때 저도 모르게 “아이고, 죽겠네!”라고 합니다. 죽을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죽을 만큼 힘이 든 것도 아니지만, 으레 하는 말이지요.
그런데 제 친구는 그럴 때마다 “살겠네!”라고 합니다. 너무 아파서 힘들 때도, 삶이 버거워 한숨이 절로 나올 때도 “살겠네!”라고 말합니다. 무심결에 내뱉는 말에도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죽겠네!”라는 말은 희망을 사라지게 하고, 용기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살겠네!”라는 말은 감춰졌던 희망이 보이게 하며, 움츠렸던 용기를 살아나게 하고 살길을 보여줍니다.
오늘 아침, 만원인 지하철을 내리면서 “살겠네!”라고 외쳐봅니다.
글 정현숙ㆍ사진《좋은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