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호퍼는 노동자 출신으로 오랫동안 실업자가 되어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다. 그는 로스엔젤레스 시에서 운영하는 무료직업소개소에 아침마다 나가 일자리를 구해 보았지만 쉽지가 않았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이 무려 5백여명이나 앉아 있었던 것이다. 가끔 어떤 남자가 나타나 '잔디 깎을 사람이요! 가구 운반할 사람이요!' 라고 소리치며 5백명의 사람들 중 한 두 사람을 뽑아 갔다. 호퍼는 속으로 생각했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 중에 무엇을 기준으로 한 사람을 뽑아가는 걸까? 그것만 안다면 일자리를 구하기 쉬울텐데.' 호퍼는 그 비결을 찾기 위해 날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았다. 하루는 맨 가운데 앉아 보기도 하고 또 하루는 맨 앞에, 어느 땐 맨 뒤에 서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엔 좀 더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책을 들고 있기도 하고 진한 색깔의 옷을 입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방법 역시 호퍼에게 일자리를 주지는 못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맞아, 내가 정말 직업을 구하는 게 시급한 사람처럼 보이면 뽑히지 않을 거야. 행복하게 보이고 직업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 가능성이 있을거야.' 다음날, 호퍼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 있었다. 소개소엔 역시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윽고 한 남자가 들어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이야기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기 가운데 웃고 있는 사람!" 그는 호퍼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뒤, 호퍼는 매일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