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물을 주고 받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의 이 생명도 부모님께 받은 귀중한 선물이고 남편을 만난 것도 크나큰 선물이다. 슬하의 예쁜 세 공주와 듬직한 왕자도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값진 선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삼년 전 내 생일날 남편과 네 자녀들이 만들어 준 공로증을 꼽을 것이다. 그날 저녁 가족들이 모두 모여 생일을 축하해 주었는데, 아들 녀석이 자꾸만 머뭇거리는 게 좀 이상했다. 그런데 잠시 뒤 막내는 감추어 두었던 선물 꾸러미를 내 앞에 슬쩍 갖다 놓았다. 무엇인지 궁금하여 얼른 선물 포장지를 뜯어 보았다. 거기에는 공로증이 들어 있었다. 상장 용지를 어디서 구했는지 하여간 그 공로증에는 내 이름 석 자가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귀하는 우리 가정의 어머니요, 아내이며, 교회의 집사요, 서해화성의 모범사원으로서 그 소임을 잘하고 있습니다. 슬하에 일남 삼녀를 양육하는 노고가 많았기에 생일을 맞아 온 가족이 감사의 뜻을 담아 드립니다.' 나는 공로증을 받아 든 순간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쁨에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물만 하염없이 흘려내렸다. 가격으로 치면 오백 원도 안 되는 선물이지만 그 속에 담긴 남편과 네 자녀의 사랑이 나를 울게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 선물을 벽에 붙여 놓고 힘들 때마다 읽어 본다.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힘이 솟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