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수첩 - 김용택 : 좋은생각 할머니와 개미의 대화 "할머니, 다녀올게요. 문 꼭 잠그고 계세요." 나는 심심해하시는 할머니를 집에 홀로 남겨두고 밖으로 나왔다. 골목에선 여름의 묵은 때를 벗겨 내느라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자전거를 타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동네분들 옆을 지나칠 때였다. "나랑 놀자." 어디선가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해서 고개를 돌려보니 한 할머니가 큰 나무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계셨다. 나는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길을 재촉하려고 했다. "자꾸 어딜 가니, 나랑 놀자." 할머니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는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할머니 곁으로 다가갔다. 할머니는 나무 밑을 유심히 보며 계속 뭔가 중얼거렸다. "할머니, 뭐 하세요?" "응, 하도 심심해서..... 근데 저 개미들도 뭐가 그리 바쁜지 자꾸 어딜 가기만 하네....." 순간 나는 아찔했다. 할머니는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지나가는 개미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던 것이다. 주위에 상대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할머니가 안쓰러워지면서 문득 집에 혼자 계신 우리 할머니 생각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장은정 님/전남 구계군 용방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