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과 외척이 실권을 쥐고 횡포를 부리던 후한 무렵 장패라는 선비가 있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실권자가 그의 명성을 듣고 사귀려 하였으나 장패는 끝내 피하다가 70세로 세상을 떠나 버렸다. 그의 아들이 장계로서 항시 백 명의 제자를 거느린 선비였는데 환관이나 황제의 친척들도 그와 사귀려고 애썼으나 끝내 피하였다. 그런데 장계는 학문 뿐 아니라 도술에도 능하여 5리 사이를 안개로 뒤덮게 하였기에 '오리무중'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무중'이었던 게 아니라 '오리무'에다 가운데 중을 곁들여서 쓰는데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