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군자 도적, 쥐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후한의 끝무렵 진식이라는 이가 태구현의 현령이었다. 어진 정치를 폈는데 어느 해 흉년이 들어서 백성들이 고통을 당했다. 진식이 독서를 하고 있노라니 웬 사내가 대들보 위로 숨어 들어왔다. 도적이다. 진식은 아들과 손자를 불러들여 엄숙히 타일렀다. "사람이란 본성이 나쁜 것이 아니다. 습관이 어느 새 성질이 되어 불량한 짓을 하게 된다. 이를테면 저 대들보 위의 군자처럼 말이다." 그러자 대들보 위에 숨어 있던 도적이 뛰어내려 진식에게 엎드려 사죄하였다. 진식은 "보아하니 악한 사람 같지는 않구나. 아마도 가난해 그랬을테지." 이리하여 명주 두 필을 주어 보냈는바 그 고을에는 도적이 없어졌다. 도적을 군자라고 일컬은 말이 익살스러워 후세에도 곧잘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