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의 우화시인 '라 퐁떼느'(1621-1695)의 '우화집' 제1권에 실려 있는 '늑대와 새끼양'의 이야기는 봉건시대 지배자의 압정을 통렬히 풍자한 이야기이다. 새끼양이 골짜기의 개울물을 마시고 있는데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는 새끼양을 잡아 먹기 위한 구실을 만들려고 억지를 쓰지만 새끼양은 하나하나 조리있게 대답하여 마침내 늑대는 말문이 막히고 만다. 그러자 늑대는 이유를 대주지도 않고 새끼양을 잡아 먹어 버린다. 즉 약자는 강자의 억지를 당해낼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도 강자와 약자는 있게 마련이며 손해는 항상 약자가 보게 마련이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것은 뒷골목 똘마니들의 세계지만, 국사를 다루는 국회를 주장하고 다수의 횡포를 규탄해도 국정의 방향을 좌우하는 것은 다수당인 여당이며 야당은 소수의 비애만을 되씹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