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문화의 이해 - 공일주
3. 언어의 이중구조
일반적인 이중구조
이중언어의 사용이 다른 것을 제외하고 오직 사회의 생활부분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포함한다. 이를테면 교육의 모든 산하기관과 학교행정, 공공기관과 민간단체를 포함한다. 이런 종류의 이중언어 구조는 일부 아랍국가에서 아랍어 발전의 결과에 기인한다. 이러한 점에서 때문에 아랍어는 현재 적어도 그 국가의 모든 사람의 언어가 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특수한 이중구조
어느 특정한 분야에서 또는 다른 분야가 아닌 오직 사회생활의 어느 분야에서만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행정에서는 안 쓰고 교육분야에서만 사용하든지, 초등학교나 고등학교 교육에서는 사용치 않고 좀더 고등교육에서 사용한다든지, 또 문학분야에서는 사용치 않고 과학분야에서만 사용한다든지, 일반 교육분야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현대공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아랍의 각 나라마다 다르다.
영속적 이중구조
아랍국가에서 시작된 이중언어 현상은 기존의 바탕과 개방의 두 가지 방향에 따라 한 나라에 두 개의 언어(하나는 토착어, 다른 하나는 개방어)가 사용된다. 하나는 토착어로서 기층어 역할을 하므로 과거를 대표하고, 감정과 가치, 그리고 전통과 종교문화를 반영하여 역사적 문화적 사실에 의해 보존된다. 또 하나는 발전의 열쇠로 묘사되는데,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은 국가가 문화적인 국가가 되도록 이 언어의 보존과 확산을 내다본다. 수단의 북부 누비아인들은 집에서 누비아어를 쓰고, 학교에서는 아랍어를 쓴다. 과거의 언어에만 의존하는 것은,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정체와 허약함으로 인해 국가의 발전운동을 정체시키는 것으로 간주한다. 영속적인 이중언어 구조의 두드러진 예는 튀니지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튀니지 수도의 3개의 고등 교육기관 중 둘은 여학교이고, 하나는 남학교였다. 현대문학과 과학학부의 5년차, 6년차 100명(남 32, 여 68)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결과인데, 이 두 학부는 아랍어와 프랑스어에서 언어능력이 둘 다 동등한 학생들을 포함하고 있어, 만약 프랑스어가 더 많이 주어지면 대표적인 이중언어 구조가 된다. 이 연구는 크게 다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학생들이 가족과의 대화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대부분이 튀니지 구어체 방언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문화수준이 높은 계층에 사는 학생들은 가족과의 대화에서 대부분 두 언어를 섞어 썼다. 그러나 섞어 쓰면서도 튀니지 언어에 속한 고유의 언어형태를 변형시키지 않았고, 학생들의 3분의 1일이 화가 났을 때나 다른 감정표현에서 프랑스어를 썼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욕설을 할 때 외국어에 의존하는 것은 곧 환유현상이라 하겠다. 그것은 외국어는 모어에서 느끼는 감정적인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문어체에서는 선택권이 충분하면 학생들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이 프랑스어를 우선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현상은 두 개의 핵심적인 요인에 기인하는데, 첫째는, 언어사용의 자연적인 현상이고 둘째는, 튀니지 젊은이들의 대화에서 프랑스 사용은 흠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것은 교육정책이 프랑스어를 민족어보다 더 중요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그리고 튀니지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프랑스어를 우선하도록 만든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두번째 경향은 여성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학생들의 학습이나 행정과 관련된 대화에서도 이러한 언어가 흔하게 섞였으니, 그래도 프랑스어가 언어적, 심리적 이유 때문에 우위에 있었다.
생활 아랍어는 대중과 친밀성 있는 구어체이기 때문에 개인의 숨겨진 부분이 밝혀지게되어 자연히 그의 지연과 사회적 관련성이 나타난다. 그래서 생활 아랍어는 학생과 대답할 사람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허문다. 학생들의 3분의 4는 프랑스어를 아랍어보다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사고형성과 현대적 기술교육에 더욱 필요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상과 같이 앙케이트 응답자가 적은 수이어서, 그리고 사회적, 지역적 다양성을 망라할 수 없어서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일단의 튀니지 젊은이들의 대략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젊은이들은 원칙적으로 이중언어 구조를 반대하지 않는다. 그들의 민족적 감정은 아랍어를 향해 있고, 프랑스어는 현대적 양상을 띤 언어로서 사용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튀니지 사람은 프랑스어를 식민주의자를 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리고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언어로 간주하지 않는다. 교육분야에 있어서 그들 중 절반은 이중언어 구조의 존속을 바라지만, 나머지 절반은 두 개의 언어를 익혀야 하는 고충을 예로 들면서, 심지어 시간의 낭비를 부작용으로 든다. 물론 두 개의 언어를 완전히 익히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단계적인 이중구조
완전하고 종합적인 아랍어화를 이루기 위해 민족어를 쓰는 국가기구가 필요함에도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로 외국어를 쓰는 경우가 단계적인 이중언어 사용이다. 이런 예는 모로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모로코가 독립 이후 아랍어가 모든 분야에서 널리 쓰이게 될 때까지 외국어를 쓰게 되었다. 이중언어 구조가 오늘에까지 계속됨에도 심지어 공공 성명서나 독립당의 연설문까지도 완전한 아랍어만을 고집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독립 이후에 정부 책임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첫번째 것은 이중언어 구조를 마감시키고 아랍어를 민족어로서 그 지위를 정착시키는 데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아랍어화’란 용어가 쓰이게 되었고, 모로코에서 1956년 초에 세워진 국가 위원회에서는 교육정책 방침을 입안했는데, 이 정책이 강조한 원칙 중에 아랍어화가 들어 있었다. 각계각층의 상인, 노동자, 자유직종에서 게시판이나 부착물은 프랑스어가 아닌 아랍어를 쓰도록 강제결정이 내려졌다. 대부분의 경우 이를 받아들였으나, 애석하게도 이 계획은 그 다음에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국가가 아랍어화는 교육, 행정, 일반생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확신함에도 아랍어화의 문제는 제 갈 길을 잃고 있는 것이다.
튀니지가 영속적인 이중언어 구조라면 모로코는 단계적인 이중언어 구조의 특징을 지녔다. 알제리는 최근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튀니지와 모로코 중간에 있듯이, 그 곳의 정부 책임자들 중 일부는 단계적으로 교육적인 이중언어 구조의 필요성을 결의하는가 하면, 다를 사람들은 튀니지 지역에서 따르고 있는 영속적인 이중언어 구조방법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처럼 이중구조에 대하여 각기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이 알제리의 상황이다.
개별적인 이중구조
사회에서 교육을 받은 개인은 두 개의 언어, 즉 민족어와 외국어가 있음을 잘 안다. 두 개의 언어가 동일한 구사력과 같은 수준에서 쓰이면 이런 종류의 이중언어 구조는 아랍어화에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다만 다음과 같은 조건이 고려된다면 더 유익할 수도 있다.
첫째, 행정과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구두와 필기의 일상적 쓰임에서 민족어가 첫째자리를 가진다. 둘째, 교육정책은 청소년들의 마음 속에 애국심, 민족어 사랑을 심어 주되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게 한다. 셋째, 민족어(국어)를 잘하는 자를 외국어 잘하는 자보다 우선하고 그들을 공무원에 채용한다. 시험에서 국어의 낙제점 하한선을 상향조정하고, 상대적으로 외국어의 낙제점의 하한선을 낮추거나 없애는 방안을 채택한다. 넷째, 외국어 사용을 학문연구와 학술논문 등으로 제한하고, 국어를 권장하며, 외국어는 일상생활, 특히 행정, 홍보, 문화 등에서 그 사용을 회피한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고 충실히 고려되면, 국가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실시하여 개별적인 이중구조의 결과를 초래하지 않게 된다. 이런 조건에 의한 이중구조의 방법을 택한 일부 동부 아랍국가로는 레바논, 이집트, 시리아, 수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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