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4. 사림파의 수난 밥알을 내뿜어 나비가 되게 한 전우치 전우치는 본관이 담양인데 대대로 송도(개성)에서 살았다. 전우치가 언젠가 기재 신광한의 집에 갔더니 규암 송인수가 미리 와 있었다. 기재가 전우치에게 말했다. "어찌 장난을 하지 않는가?" 조금 있다가 그 집에서 볶음밥을 대접하였는데 전우치가 한창 그 밥을 먹고 있다가 입 안에 든 밥을 뜰 쪽으로 내뿜으니 밥알이 모두 흰 나비가 되어 이리저리 날아가 버렸다. 차식이 아들 차천로에게 말하였다. "하루는 전우치가 와서 두시 한 질을 빌려 갔는데 나는 그가 죽은 줄 모르고 빌려주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죽은 지가 이미 오래이더라" 그 뒤 전우치는 옳지 못한 도술을 부려 사람들을 현혹시킨다는 구실로 신천 감옥에 갇혀 있다가 마침내 옥중에서 죽었다. 신천 태수가 사람을 시켜 그의 시체를 꺼내다가 임시로 매장하게 하였는데, 얼마 뒤에 친척들이 이장하려고 널 뚜껑을 열어 보니 널 속이 텅 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