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3. 왕도정치의 시작 사필은 아무나 잡는 게 아니라고 항변한 채세영 채세영(1490-?)의 본관은 평강이고, 자는 영지, 호는 임진당이다. 중종 2년(1510)에 진사시에 합격하고, 동왕 12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검열에 보임되고 사관을 겸하였다. 기묘사화가 일어나 채세영이 임금의 명을 받들어 조광조 등 당인들을 죄주는 전지를 쓸 적에, 채세영이 조광조 등의 처벌이 부당함을 극력 간하려 하자, 승지 김근사가 채세영이 쥐고있는 붓을 빼앗아 멋대로 쓰려고 하였다. 채세영은 그를 몸으로 막으며 큰소리로 항언하였다. "이것은 역사를 기술하는 붓이오. 다른 사람이 함부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채세영의 말과 기운이 곧아서, 좌우가 있는 조신들이 숙연하였다. 벼슬을 좌참찬에 이르고 기로소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