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1380-1436)의 자는 청경이고, 호는 청향당이며, 본관은 무송이다. 젊은 시절에 시골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어 여관을 찾았으나, 여관 주인이 투숙을 허락하지 않아서 할 수 없이 뜰 밑에 앉아 있었다. 그때 주인집 아이가 큰 진주를 가지고 마당에서 놀다가 땅에 떨어뜨렸는데, 마침 곁에 있던 흰 거위가 그것을 삼켜 버렸다. 집주인이 진주를 찾다가 끝내 찾지 못하자, 윤회를 의심하고 그를 꽁꽁 묶어 놓았다. 이튿날 아침에 관가에 데리고 갈 작정이었다. 윤회는 변명 한마디 하지 않고 다만 주인에게 청하여 거위도 묶어서 자기 곁에 두도록 하였다. 이튿날 아침, 거위가 눈 똥 속에서 진주가 나왔다. 주인은 너무도 부끄러워 사과하고 나서 왜 어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윤회가 대답했다.
"만약 내가 어제 말했다면 당신은 저 거위의 배를 가르고 진주를 찾았을 것 아니오? 그래서 온갖 욕된 것을 참고 아침까지 가다린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