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읽는 사마천 사기 1 - 엄광용 엮음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혜 명인 40인의 성공처세학)
내 마음대로 세상을 즐기며 살고 싶다 - 장자
"내가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유유자적하며 놀지언정, 나라를 다스리는 대왕에게 가서 이 몸을 속박당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벼슬을 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세상을 즐기며 살고 싶을 뿐입니다."
장자의 고향은 몽현이며, 이름은 주이다. 그는 일찍이 몽현 칠원성의 아전을 지냈으며, 양나라의 혜왕과 제나라의 선왕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장자는 노자의 학문을 이어받아 10만여 자에 달하는 "장자"란 책을 남겼다. '어부', '도철', '거협' 등의 각 편마다 우화 형식의 글들이 소개되어 있다. '외루허'라는 산 이름이나 '항상자'라는 인물 등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가공적인 것이었으나, 이러한 것으로 문장을 교묘하게 엮어 유가나 묵가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당대에서 그 어떤 대학자도 장자의 비판을 벗어날 재간이 없었다고 한다.
좌충우돌하는 장자의 학문은 그 깊이와 넓이에 있어서 관계가 되지 않는 분야가 없었다. 그러나 그 요점은 노자의 학문으로 귀결되고 있으며, 특히 공자를 많이 비판하였다. 장자의 말은 넓고 심원한 데다 자유분방하여 그 누구에게도 구애됨이 없었다. 그래서 왕이나 벼슬이 높은 대신들은 그를 꺼려하기까지 하였다. 초나라 위왕은 어느 날 장자가 현인이란 소문을 듣고 사자를 보내어 후한 선물을 주고, 다음과 같이 전하게 하였다.
"저희 대왕께서 선생님을 재상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그러자 장자가 말하였다.
"천금은 아주 귀중한 돈이고, 재상이란 벼슬은 높은 지위입니다."
"그렇습니다. 저와 함께 가시지요."
사자는 얼른 장자를 위왕에게로 데리고 가고 싶었다.
"내 말을 들어보시오."
"무슨 말씀이신지요?"
"그대는 천제를 지낼 때 희생되는 소를 본 적이 있소?"
"네, 있습니다."
사자는 장자가 무슨 말을 꺼내려는가 싶어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사람들은 천제에 올릴 고기를 마련하기 위해 소를 여러해 동안 정성들여 키웠습니다. 좋은 먹이와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여 살을 찌웠습니다. 그때까지는 소가 호강을 하였지요. 그러나 천제를 지내기 위해 태묘에 끌려가게 될 때는 소도 죽음 때문에 두려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를 당하여 소가 돼지새끼가 되기를 원한들 될 수 있겠습니까."
"...?"
사자는 장자의 말을 잘 이해하기 못하였다.
"그러니 그대는 그냥 돌아가시오. 나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란 말이오."
"그러시다면 선생님께서는 이 천금과 재상의 자리를 거절하신단 말씀입니까?"
사자는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물었다.
"그렇소. 내가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유유자적하며 놀지언정, 나라를 다스리는 대왕에게 가서 이 몸을 속박당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벼슬을 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세상을 즐기며 살고 싶을 뿐입니다."
장자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자유 : 무엇이 진정 성공인지 되물어보라. 부와 권력이 곧 성공은 아니다. 자칫 높은 지위나 부는 자신은 얽어매는 쇠사슬과도 같다.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하고, 재물이 달아나지 않도록 눈을 크게 뜬 채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