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크로프스(Cecrops)는 이집트 사이스의 영주로, 기원전 1556년경에 아티카를 지배하고, 그 고장 아크테 나라는 케크로피아라고 불렀다. 그는 50년 동안 이 나라를 지배하며 신생국의 기반을 잡고, 거칠고 미개한 풍습을 지닌 토착 원주민의 성질을 교화시켜 양순하고 품위 있는 문화인으로 개화시켰다. 12촌락에 거주하는 원주민을 주축으로 통합 형태를 갖추어 나라를 창건한 것이다. 그는 먼저 법과 규칙을 제정하고 이집트의 신들을 받아들여 그 제의를 보급시켰다. 그는 일반적으로 아테네 나라의 기초를 잡은 초대 왕으로서 존숭받고 있다. 예컨대 주민들에게 올리브 재배법을 가르치고 아테나 여신을 도시의 수호신으로 모셔 예배하도록 하였으며, 제우스 신을 그리스 세계의 최고신으로 숭상하여 제단을 봉헌하고 희생제의를 올려 제우스 신앙을 창립한 최초의 영주이기도 하였다. 또한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아테네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일으켰을 때는 아테나에게 유리하게 판정을 내린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영주 악타이오스의 딸 아글라우로스를 아내로 맞이한 그에게는 아내와 같은 이름의 아글라우로스, 헤르세 및 판드로소스의 세 딸이 있었다. 이 중 첫 딸은 아레스와 결합하여 딸 알키페를 얻었으며 다른 자매는 뱀과 같이 있는 어린이 에릭토니오스를 보고 놀란 끝에 실성하여 아크로폴리스에서 몸을 던졌다. 아들 에류시크톤은 아이를 남기지 않고 일찍 죽어 주민 중 한 명인 크라나오스가 그 뒤를 이었다. 세월이 지나 테세우스가 왕위에 올라 12부족을 한 도시 내에 모여 살게 하고 나라 이름을 아테네라 하였다. 아크로폴리스의 에렉테이온 신전 서남쪽에 케크로프스의 묘소가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케크로프스를 대지에서 출생한, 뱀 꼬리 하반신을 가진 괴물 인간으로 보고 있다. 이 전설은 케크로프스가 그리스와 이집트 두 나라 말에 능숙하고 혹은 이집트와 그리스 두 나라를 통치하였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다른 설에는 케크로프스가 주민들 남녀의 성적 결합을 일부일처로 정하고 미개한 잡혼에서 탈피하는 규율을 제정하여 한 쌍이 뱀같이 엉켜 지내게 하였기 때문이라 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로 아테네의 제 7대왕이 있다. 그는 에렉테우스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아들로, 다이달로스의 자매 메티아두사와 결혼하여 아들 판디온을 두었으며 40년을 통치하고 기원전 1307년에 생을 마쳤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