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 홍사석
제3장 그리스의 태초 신들
13. 푸리아이
[이 여신들은 티시포네, 알렉토, 메가이라 등의 세 에리니스(에리니에스의 단수)이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 또는 밤의 여신 닉스의 딸들이라 하며, 온갖 죄를 처벌하지만 특히 근친살해에 복수를 가하며, 현세에서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도 벌을 준다. 지하세계에 사는데, 그 모습은 날개가 있고 눈에서는 피가 흐르며, 머리에는 뱀이 휘감겨 있고, 횃불을 손에 든 무서운 처녀로 표현된다. 아테네 사람들은 그녀들을 두려워하여 에우메니데스(착한 여신들)라고 불렀다. 로마인들은 이 여신들을 푸리아이 또는 디라이라고 불렀다.]
푸리아이(Furiae, Furies:에리뉴에스)는 지하계에 있는 정의와 복수의 3여신으로 단수형은 푸류이다. 폰토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데스의 말에 따르면 이들 여신은 말수는 적으나 잔혹하기 이를데 없고 더구나 부모를 살해한 패륜아와 형제나 혈족을 살해한 자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으며 해의 신도 감히 계도를 어기지 못하였다. 아들 크로노스에게 거세된 우라노스의 피에서 태어났다고도 하고 뉵스와 아케론의 딸, 혹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딸이라고도 한다. 세 딸 중 알렉토는 머리카락 올이 가는 뱀으로 되어 있고 횃불을 지니고 있다. 티시포네는 머리에 뱀을 걸고 곤장을 들고 있으며 인간에게 역병.질병을 가지고 찾아간다. 메가이라는 신들의 심부름으로 인간의 죄를 처벌하는데 질병 중에서도 마음의 병이나 죽음을 가지고 방문한다. 일설에는 지하 명계에서는 푸리아이, 지상에서는 하르피아이, 천상에서는 디라이라고 하며, 주신 제우스 가까이 배위하여 지상의 죄지은 인간에게 가장 혹독한 벌을 주었다. 그리스인은 에리뉴에스라는 이름을 꺼려 부드럽게 에우메니데스라고 불렀다.
파데스 파데스(Fates:모이라이)는 뉵스와 에레보스의 세 딸로 운명의 여신이며, 제우스와 테미스의 딸 혹은 바다 신의 딸들로도 표현되며 로마에서는 파르카이라 하였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이 운명의 여신들에 의하여 전 생애가 결정된다. 세 딸 중 가장 어린 클로토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아기의 운명의 실가닥을 찾아 뽑아내는 여신이다. 둘째인 라케시스는 운명의 행방을 짜는 여신이며, 아트로포스는 검은 복장을 하고 증오의 가위로 가차없이 운명의 실을 잘라 생명을 끊어버리는 여신이다. 헤시오도스 이후에는 노파로 표현되었으며, 그들이 가진 권력은 대단히 막중하고 넓어 최고의 신 제우스조차 그 명령에 따라야 했다. 이들에 대한 신화는 별로 없으며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철학과 종교적 의미가 함축된 상징 신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이름인 모이라가 원래 분배나 추첨(제비)의 뜻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확물이나 토지의 분배는 이 여신의 입회하에서 이루어졌다. 운명의 여신 위어드(Weird)라고도 한다.
스튝스 스튝스(Styx)는 오케아노스의 딸이자 그녀가 지배하는 지하계의 강 이름이기도 하다. 제우스와 티탄족 간에 벌어진 큰 싸움에서 제우스를 도왔고, 이에 따라 스튝스 강물에 맹세하면 그 누구든 감히 어기지 못하며 제우스도 어길 수 없었다. 유사시대에도 이 강에 맹세하는 행사는 계속되었다. 고대 신앙에서는 스튝스 강을 건너 죽음-재생의 나라에 도착한다고 믿었다. 실존하는 강은 그리 크지 않은 크라티스 강의 지류로 코린토스 만으로 흐르고 있다. 스튝스는 명계의 호화스러운 궁전에 살며 티탄 신족인 팔라스와 결혼하여 크라토스(지배), 비아(폭력), 젤로스(경쟁), 니케(승리)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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