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혜자에게 말했다. "공자는 행년 60에 60번 변했네. 처음에 옳다고 한 것도 마침내는 그르다고 했네. 그러면 지금 이른바 옳다는 것도 쉰아홉 번째와 같은 것인지도 모르네." 혜자가 말했다. "공자는 뜻을 부지런히 하고, 앎에 힘쓴 것뿐이네." 장자가 말했다. "공자는 그것을 버렸네. 일찍이 그것을 말한 적이 없었네. 공자는 '재주는 큰 근본*에서 받는다. 본래의 영*으로 돌아가 살면 우는 것은 음률에 맞고, 말하는 것은 법도에 맞는다.'고 말했네. 이익과 의리를 앞에 늘어놓고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다만 사람의 입을 수고롭게 하는 데 지나지 않네.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으로 굴복케 하여 감히 거스르지 못하게 해야 천하의 올바름을 정할 수 있네. 이미 정해진 일이니 나는 그에게 미칠 수 없네."
* 큰 근본 : 원문은 대본이다. 자연의 위대한 근본, 즉 '조물주'를 말한다. * 영 : 자연에서 부여받은 영묘한 원래의 성품. ************************************************************************************
언젠가 장자가 혜자에게 말했다.
"저 공자 같은 성인은 나이 예순이 될 때까지 예순 번이나 생각을 고쳤다고 하네. 처음에 옳다고 믿었던 일도 뒤에 잘못임을 깨달으면 고쳤고, 나이와 더불어 새롭게 변화하며 살아갔네. 지금 우리들이 옳다고 믿고 있는 일도 일찍이 공자가 그랬던 것처럼 역시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는 것일세." "그야 공자가 자기의 뜻을 이룩하기 위해 쉴새없이 노력하며 학문을 깊게 하려고 힘쓴 때문이겠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군. 공자는 그런 의식적인 노력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네. '사람의 능력은 원래가 하늘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이 영묘한 성품으로 되돌아가서 무심히 살아가면 말과 행동은 자연 바르게 되는 것이다.'라는 말이 무엇보다 그의 생활 방법을 잘 보여주고 있네. 새삼스럽게 정의가 어떠니 이해가 어떠니 떠들어 대고, 뭐가 좋으니 나쁘니 하며 옥신각신하는 사람들의 논의는 결국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하네. 그러나 무심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나 대립 의식을 잃고 마네. 이래야만 만인이 이해할 수 있는 진리가 확립되는 것이지. 우리는 도저히 공자에게 미치지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