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결이 피의에게 도를 묻자 피의가 말했다. "그대의 형체를 바로 하고, 시선을 한결같이 하시오. 장차 천화*에 이를 것이오. 그대의 앎을 거두고 헤아림을 한결같이 하시오. 신명*이 와서 머물 것이오. 덕이 장차 그대의 아름다움이 되고, 도가 장차 그대의 집이 될 것이오. 그대는 갓난 송아지처럼 눈을 뜨고 그 까닭을 알려 하지 마시오."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설결은 잠이 들었다. 피의는 크게 기뻐서 노래를 부르며 돌아갔다. "모양은 마른 뼈와 같고, 마음은 죽은 재와 같다. 실상을 아는 것을 참으로 하고, 까닭을 가지고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다. 어둡고 깜깜하며 무심해서 함께 꾀할 수 없으니 저 자는 어떤 사람일까?"
* 천화 : 자연의 조화. * 신명 : 하늘과 땅의 신령, 즉 신을 말한다.
************************************************************************************ 설결이 피의에게 도에 대해 물었다. 피의가 말했다.
"먼저 전신의 힘을 뺀 후 시선을 자연스럽게 하시오. 조화가 절로 몸에 갖춰지게 될 거요. 그런 다음 사려와 분별을 쫓아내 마음을 무로 하면 만유의 실상을 절로 느껴 깨닫게 되오. 그것이 곧 도와 한몸이 되고, 도의 움직임과 합치된 상태인 것이오. 금방 태어난 송아지와 같은 마음, 그리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의식조차 하지 않는 상태가 바로 그것이오."
이야기를 들으면서 설결은 어느 사이엔지 곱게 잠이 들어 있었다. 피의는 더할 수 없이 만족스러워 노래를 부르면서 돌아갔다.
"몸은 마른 나무, 마음은 죽을 재, 슬기를 버리고 참으로 돌아간다. 망연히, 그저 황홀히 텅 비어 밑바닥도 모르고 사람이면서 또 사람이 아니다."